국제시장의 질서는 제도나 규범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발전과정에서는 종종 특정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새로운 질서가 자리를 시장에서 자리 잡는 경우도 많다.

     

    항공운송은 기업의 활동이 주로 국제시장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이해상충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국제적인 규범과 질서가 특히 중요하다. 수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발전해 온 오늘날의 국제항공은 정부와 정부, 항공운송기업 상호간에 합의된 협약과 협정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국제기구 등에 의해 명시적, 암묵적인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1. 초기의 국제항공시장

    1.1 표준화와 국제질서 형성의 배경

    초기의 국제항공은 주로 귀중품의 운반, 긴급재난구조, 우편물운송 등 정기적인 운송사업이 아닌 비정기적인 운송활동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항공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으며, 기술인력의 축적, 국제교역의 증대에 따른 민간항공의 발전을 촉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산업 발전은 국제적으로 이해관계가 빈번히 상충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독립된 국가의 영공을 통과할 수 있는 상업적 항공권의 상호교환수단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항공운송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운항기상정보, 공항시설, 통신 및 보안시설 등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국제적인 표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한편, 국제적으로 영공주권주의의 개념이 대두되었다. 1919년에 체결된 파리조약에서는 최초로 영공주권주의를 인정하였다. 영공주권주의의 법률적인 의미는 어느 국가의 항공기이든 타 주권국가의 개별적 또는 포괄적인 허가 없이는 해당국의 영공을 통과하거나 영토 내에 착륙할 수 없음을 말한다. 그러나 국제민간항공의 급속한 발전에 부응하기 위해 마련된 파리조약, 하바나조약 등은 통일된 국제항공질서를 형성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당시의 운송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키지는 못하였다. 

     

    1944년 시카고 회의 모습

     

    1.2 초기의 질서 확립

    국제항공의 질서를 확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전후 국제항공의 방향을 설정하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1944년에 개최된 시카고회의이다. 그러나 시카고회의에서는 국제항공질서의 기본이 되는 항공의 자유에 대해서는 제1의 자유와 제2의 자유에만 기본적인 합의를 보았을 뿐,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국제항공에 있어서의 완전한 자유주의를 주장한 미국의 입장과 합리적 규제를 통한 국익유지와 상호평등을 주장하는 영국 등 유럽국가들의 입장간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하늘의 자유에 대한 다국간 조약체결의 실패는 각국의 개별적인 항공협정을 통해 하늘의 자유와 권익을 다루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시카고조약이 체결된 지 2년 후인 1946년 영국과 미국은 최초의 양자간 항공협정인 소위 버뮤다협정을 체결하였따. 이 협정은 운임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규제하는 대신 운송력에 대해서는 당사국이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 이후 각 국가간의 취항노선 지정, 운항횟수, 상대국 공항 사용 등 모든 항공권익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결정하는 양자간 협정의 효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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